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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합의해제 후 계약위반에 대한 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

 계약 합의해제 후 계약위반에 대한 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

법률사무소 TY&PARTNERS 대표변호사 부경복
법률사무소 TY&PARTNERS 대표변호사 부경복

A사는 계약기간 3년으로 계약을 맺은 협력업체로부터 용역을 제공받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런데 협력업체가 제공하는 용역 내용이 계약 당시 정한 조건에도 미달하고 제공 시기도 매번 늦어서 A사의 제품 출고가 늦어지는 손해를 입고 있었다. A사는 협력업체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다른 업체와 계약을 하려고 하였지만, 협력업체가 계약기간이 남아 있다고 다투어서 골치거리가 되었다.

그런데 협력업체가 계약기간을 1년 남겨 놓고 계약을 끝내는데 동의를 하였다. A사는 우선 계약부터 끝내고 그동안의 계약위반은 따로 따질 생각으로 협력업체와 계약해제 합의서를 체결하였다. 이후 A사는 그동안 협력업체의 계약위반으로 입은 손해를 협력업체에 청구하였다. 협력업체는 서로 합의하여 계약을 해제하였는데 이제 와서 무슨 계약위반을 이야기하느냐는 입장이다. A사는 계약 종료에 합의한 것이지 그간 잘못한 것까지 없었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A사는 손해를 배상받을 수 있을까?

쉽지 않다. 우리나라 판례는 계약이 합의에 따라 해제되거나 해지된 경우에는 상대방에게 손해배상을 하기로 특약하거나 손해배상청구를 유보하는 의사표시를 하는 등 다른 사정이 없는 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본다. 그리고 그와 같은 손해배상의 특약이 있었다거나 손해배상청구를 유보하였다는 점은 이를 주장하는 당사자가 증명할 책임이 있다고 본다. 그리고 원래의 계약에 있는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에 관한 약정은 그것이 계약 내용이나 당사자의 의사표시 등에 비추어 합의해제, 해지의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합의해제, 해지의 경우에까지 적용되지는 않는다고 본다.

이 문제는 계약서 작성에 있어서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첫째, 흔히 계약서는 어차피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로 당사자 간에 합의한 뜻을 적는 문서라는 생각에서, 자신의 상식에 따라 작성하고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상식이라는 것은 각자가 처한 상황과 경험에 따라 서로 다른 모습으로 형성된다.

A사의 입장에서는 계약위반을 반복한 협력업체가 계약을 조기 종료하는 것마저 거부하다 보니, 협력업체가 마음을 바꿔 계약 종료에 합의하겠다고 했을 때, 일단 합의된 계약 종료에 관한 합의서부터 체결하고, 그간의 계약위반으로 인한 손해는 이후 별개로 따지는 것이 상식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또 다른 입장에서는 서로 계약을 해제하기로 합의하였으면 그것으로 정리가 되는 것이 상식이라고 생각한다. A사가 계약해제 합의서를 작성하면서 본 합의서가 기존 위반행위에 대한 권리행사의 포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을 포함시켰다면, 어느 쪽이 당사자 간에 합의된 “상식”인지 보다 명확하였을 것이다.

또 다른 시사점은 계약을 종료하는 계약서 작성에는 주의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흔히 계약서를 처음 체결할 때는 문구 하나하나 꼼꼼히 따지고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살펴보면서, 계약을 끝내는 단계에서는 계약 종료 이후에 어떠한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을지 충분한 고민과 노력없이 종료 계약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많다. 꼼꼼한 계약서는 회사가 재판이라는 길고 비싼 터널에 들어가야 하는 확률을 줄여준다. 법원에 가지 않게 해 주는 계약서가 좋은 계약서이다.

http://www.hit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7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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